조안호 수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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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지난 데카르트6기에서 한번 이 수업을 들었었는데 후반부쯤에 건강상의 문제와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수료를 못했었습니다. 

그렇지않아도 해외생활끝에 한국의 고학년으로 귀국하여 여러가지로 한국에서 계속 공부한 친구들에 비해 본인이 많이 뒤쳐진다고 생각하며 자신감 없던 아이가 수료를 못했다는 이유로 더욱더 움추러들까봐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성공하지 못했던것에 다시 도전한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결심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아이의 결심과 그 동안의 노력을 좋게 보신 선생님들께서 다시 기회를 주셨고 아이는 새로운 마음으로 재도전을 하였습니다. 

재도전이기에 좀더 수월할것 같았지만 오히려 더 정확하고 확실히 알고 넘어가야하겠기에 처음보다 더 열심히 해야 했습니다. 

수업을 다 마친 후에 아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어땠어? 힘들었지?"

"음...그래도 할만은 했어. 하지만 아직 수학이 좋아진건 아니야. 그렇지만..수학을 꼭 해야만 한다면 해볼 수는 있겠어."

아이의 짧은 대답 속에서 아이가 '수학'이라는 과목과 소위말하는 '밀당'을 하고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버릴 수는 없고 끌어안자니 아직 좀 부담스러운 수학이라는 친구...

아이가 이 친구가 자기에게 어떤 유익을 주는 지를 알면 좀 더 가까이 하려나 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수학공부의 쓸모'를 늘 이야기 해주었지만 그보다는 본인이 풀어낸 문제의 답이 맞았을때(특별히,지난번에 틀렸던 문제) 느끼는 성취감에서 조금씩 더 마음이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는 아직도 의심의 촉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건 두번 했으니까 할 수 있었지만 가우스는 또 어려울것같아.."

'괜찮아, 힘들면 그것도 두번하면 되잖아~~마침내 알게된다는게 중요한거야'

속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제가 일반 학원을 보내고 싶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보통의 대다수 학원들은 아이들을 경쟁상황이나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어 안하고는 못 배기게 만들거나 못하면 포기하게 만드는것 같아 보였습니다. 인생의 큰 선택을 앞두고 이런 전략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겠으나 우리 아이에겐 아직은 아니다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아직 중학교 1학년인 우리 아이는 그리고 감성적인 언어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의 특성에는 수학과 담을 쌓게 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패스못하면 뒤쳐진 사람 이라는 시선을 피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에서 아이에게 '다시 도전'을 말하기는 어렵겠다싶었습니다.

아이가 이번 수업을 마치며 선생님에 대한 소회를 이야기하기를

"엄마, 이 선생님은 참 좋~은 '선생님으로서의 마인드'를 가지고 계신것 같아. 선생님은 학생이 뭘 틀렸나 잡아내서 혼내주는 형사가 아니고 이 학생이 뭘 몰라서 틀렸나를 같이 고민해주고 상담해주면서 알게해주는 역할을 하는 거래" 

가우스 이야기만 나오면 슬슬 꽁무니를 빼던 녀석이 이 선생님과 함께라면 또 도전해볼까하는 마음을 슬쩍 비치고 가네요.

엄마로서 그리고 아이의 관찰자로서 옆에서 데카르트 수업과정을 지켜본 결과 개념을 잡고 문제를 대하면 혹시 실수로 틀릴지라도  와장창 무너지진 않는구나 싶었습니다. 실수한 지점을 찾아내서 고치면 다시 탄탄히 쌓을 수 있다는 것이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힘인것 같았습니다. 물론 아이의 부족함과 실수를 잘 털고 일어나서 제대로 채워가도록 항상 힘차게 응원해 주시는 선생님의 역할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중요했습니다.

무사히 데카르트를 수료한 아이가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방에서 나올때의 그 후련하고 뿌듯해하는 얼굴을 또 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열심히 강의해주신 조안호 소장님과 매주 줌수업으로 방향을 잘 잡아주시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지도해주신 김지수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